브랜드 가치 재 확인. 2023 BMW X6 M60i
브랜드 가치 재 확인. 2023 BMW X6 M60i
BMW 3세대 X6의 부분 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하고 인테리어를 신세대 BMW의 디지털 콕핏으로 바꾼 것이 포인트다.
여전히 내연기관의 출력 증강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시선을 끈다.
전기차가 뉴스를 장악하고 있는 시대에도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BMW의
아이덴티티는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기도 하다. BMW X6 M60i xDrive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X6가 데뷔한 것은 BMW가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치고 프리미엄 브랜드 1위에 오른 2007년을 전후해서였다.
물론 1위로 이끈 것은 플래그십 모델 4세대 7시리즈였다.
당시로서는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7시리즈의 스타일링 디자인은 결국 벤치마킹의 대상이 됐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이고 양산 브랜드들도 7시리즈의 선과 면을 자신의 브랜드에 맞게 차용했다.
그러면서 자동차의 스타일링 디자인은 한 단계 진화했다.
진화했다는 표현이 단지 좋아졌다고는 할 수 없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선택했고 그 기준은 혁신적인(Revolutionary) 선과 면이었다.
21세기 들어 BMW가 새로운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많은 논란이 있었다.
2000년에 SAV(Sports Activity Vehicle) 이라는 명칭으로 X5를 내놓았을 때, 3년 후인 2003년에 X3를 내놓았을 때,
그리고 2001년 현행 7시리즈를 통해 21세기 BMW 디자인의 혁신성을 보여 주었을 때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BMW는 그들만의 방향성을 확고히 하면서 시장 장악력을 높여갔고
결과는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치고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자리로 올라섰다.
물론 2016년 메르세데스 벤츠가 E클래스와 S클래스의 혁신으로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2021년에는 다시 BMW 가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역사는 반복된다. 그것은 사용자들의 니즈를 발 빠르게 읽어 내는 역량 차이로 인한 것이다.
7시리즈와 X6에서 보듯이 큰 틀에서 탈 것인 자동차에 대해 사용자들은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인 쪽의 손을 들어준다.
물론 마케팅 차원에서는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하는 장르와 세그먼트 확대로 인한 결과다.
세단과 SUV의 풀라인업에 더해 베리에이션과 파워트레인의 다양화,
더 나아가 트림 세분화로 ‘나만의 BMW’를 제공하며 사용자의 자존감을 높여 준다.
그리고 그 세 확장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오늘 시승하는 X6에 이어 소형 크로스오버 X1도 머지않아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되면 BMW는 유럽 메이커로서는 처음으로 SUV 부문에 풀 라인업을 갖춘 브랜드가 된다.
위대한 해체(원제 The Great Fragmentation, 2015년, 인사이트 &뷰 刊)의 저자 스티브 사마티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관심을 얻고 싶으면 제품에 더 많이 투자해 환상적인 제품을 만든 다음 나머지는 집단 지각력에 맡기면 된다.
사람들의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다면 이후의 입소문은 관객이 대신 내준다.
이렇게 제품에 투자를 덜 하고 그 돈을 유통과 미디어 광고에 쏟아부었던 구식 모델이 완전히 뒤집히고 있다.
제품이 끝내주는데, 광고가 진짜 필요한가?”
또 하나 브랜드에 필요한 것은 생명력이다.
그것은 스타일링 디자인일 수 있고 브랜드 아이덴티티일 수 있다.
둘 다일 수도 있다. 20세기 연간 판매 60만 대였던 것이 지금의 250만 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존재감을 잃지 않고 있다.
고민은 X5와 X6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개인차를 모두 확인할 수는 없다. X6도 키드니 그릴의 변화와 함께 크게 달라졌다.
1세대와 2세대 모델은 키드니 그릴이 대표적인 아이콘이었지만 수수했었다.
그것이 3세대에서는 다각형으로 바뀐 것은 물론이고 라운드 처리가 아닌 각진 형태로 바뀌면서 이미지 전체가 크게 달라졌다.
BMW 키드니 그릴은 모두 검정색이다. 수평 키드니 그릴 바와 더 큰 엠블럼이 특징이다.
키드니 그릴과 범퍼 아래 가운데의 공기 흡입구가 블랙 X자 모양으로 수정됐다.
좌우 헤드램프도 4등형이라는 아이콘은 살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슬림해졌다. 처음으로 화살표 모양의 램프 그래픽이 새롭다.
그것이 의도하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개념을 살리기 위함이다.
어댑티브 컨트롤 기능이 있는 새로운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와 눈부심을 줄인 하이빔인 BMW 셀렉티브 빔이 장착되어 있다.
헤드라이트는 이전보다 35mm 더 얇아졌다. M 섀도우 라인 라이트도 옵션으로 지정할 수 있다.
키드니 그릴 못지않게 범퍼와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 에어 인테이크도 그로테스크해졌다.
여기에 좌우 에어 블레이드를 설계해 공격적인 이미지를 한층 강조하고 있다.
공격성을 표현하는 것도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날카로운 선이 아니더라도 다른 디테일의 변화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