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효과 수입차 구입가격 8년 만에 하락

지난해 국내 소비자가 수입차를 살 때 지불한 구입가격이 8년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산차 구입가격은 소폭 상승했음에도 수입차는 2015년 발생한 ‘디젤 게이트’ 여파로 하락했던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수입차 시장의 위축에 따른 할인 경쟁과 함께 2024년 1월 시행된 ‘연두색 번호판’ 효과가 수입차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1년 이내 신차 구입자의 구입가격, 지불방법 등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지난 5년간의 추이를 수입차 중심으로 비교했는데요.

2024년 조사에서 지난 1년간(2023년 7월~2024년 6월) 수입차 신차 구입가격(옵션 포함)은 7,593만원이었습니다.

이는 전년의 7,848만원보다 255만원 감소(-3%)한 수치로, 수입차의 경우 ‘디젤게이트’ 영향으로 하락했던 2016년 이후 8년 만입니다.

지난 5년간의 추이를 보면, 코로나 국내 발생 첫해인 2020년 수입차 구입가격은 전년 대비 5% 상승했습니다.

코로나 보복 소비 풍조가 나타난 2021년에는 6% 올랐고,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가 빚어진 2022년에는 가장 큰 폭인 12% 급등했습니다.

이어 2023년 +2%로 상승폭이 줄어들더니 2024년에는 마침내 하락 반전했습니다.

국산차 구입가격 추이도 2024년을 제외하면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2020년 +2%로 수입차보다 낮았으나 2021년, 2022년에는 각각 8%, 15% 급등해 수입차 상승률을 앞섰습니다.

수입차의 이례적 하락 이유로는 시장의 부진과 그에 따른 할인 경쟁 심화, 그리고 ‘연두색 번호판’ 제도의 시행을 꼽을 수 있는데요.

연두색 번호판은 법인차의 사적 사용이나 탈세 문제를 막는다는 취지로 2024년 1월부터 출고가 8,000만원 이상의 신규 법인 승용차에 부착이 의무화된 제도입니다.

국산차에도 똑같이 적용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주목도가 높은 수입차가 주요 타깃이 되면서 수요 위축과 그에 따른 할인 경쟁을 부채질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가격 상승률에서 국산차가 수입차를 지속적으로 앞서가는 점입니다.

그 결과 지난 5년간 수입차가 24% 상승할 때 국산은 33% 올랐고, 국산 대비 수입차 가격은 1.89배에서 1.76배로 낮아졌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국산차 가격 상승이 수입차보다 가파른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국산차의 실제 가격 인상 외에도 옵션 고급화, 대형차와 SUV 선호 트렌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약진에 힘입어 이미 10년 이상 추세로 자리잡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기에 수입차의 판매 부진에 따른 가격인하 경쟁, 연두색 번호판 제도로 인한 수입차 기피 효과도

‘수입 하락-국산 상승’이라는 이례적 현상을 불러오는 데 한몫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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