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부드러운 르노 아르카나 승차감 눈길
한없이 부드러운 르노 아르카나 승차감 눈길
르노 아르카나의 운전석에 앉자마자 내뱉은 한마디였다. 소형 SUV의 특성상, 단단함을 넘어선 딱딱한 승차감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아르카나는 달랐다. 노면 상황과 주행 속도에 상관없이 항시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사한다. 준중형 세단보다 더 편안하다고 느꼈으니 말이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조용한 파워 트레인에 마음을 빼앗긴 지 오래였다.
1598CC의 휘발유 자연 흡기 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 1.2kWh의 고전압 배터리의 찰떡같은 궁합 덕분이다.
시승기를 작성해야 한다는 사실은 잊은 채 운전에 전념했다. 복합 연비 17.5km/ℓ로 탁월한 경제성은 덤이다.
도심지역에서는 엔진음이 전혀 들리지 않아 전기차를 타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액셀러레이터를 지그시 눌러도 적막한 덕분에 연신 웃음이 나왔다.
50km 이하 도심 주행 시 최대 75%까지 ‘EV 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탓이다. 덕분에 일상 주행 시 가속력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을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아울러 엔진이 개입해도 불쾌한 진동과 소음은 느낄 수 없었다. 일상 주행 시 동급 차량 대비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유하고 있음을 의심치 않는다.
곡선구간에 돌입하자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승차감 탓에 코너링 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을지 우려가 앞섰다.
에어 서스펜션이나 전자식 조절 댐퍼가 장착된 고가의 차량이 아니라면, 부드러움과 안정감은 상반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쓸데없는 생각’임을 깨달았다. 유럽 태생의 차량인 만큼, 즉각적이고 영민한 코너링 능력을 보여준다.
고속주행 시에도 일말의 불안함은 느낄 수 없었다.
그저 운전자가 움직이는 핸들에 따라 충실히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하는 아르카나에 감탄사만 내뱉었다.
속도를 올리자, 요철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노면을 놓지 않았다.
이따금 범핑 구간에서 차량이 튀어 오르기도 했지만, 곧바로 노면에 달라붙었다.
동급 차량 중에서는 가장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연출한다고 자부할 수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다는 아이러니한 표현이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아르카나는 전장 4570mm, 전폭 1820mm, 전고 1570mm, 휠베이스 2720mm이다.
컴팩트한 크기지만, 곳곳에 묻어있는 화려한 디자인 요소 덕분에 실제 크기보다 커 보인다.
기존 XM3에 적용됐던 ‘태풍의 눈’을 상징하는 엠블럼 대신 르노 브랜드의 로장주 엠블럼이 채용된 건 포인트다.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가 채택됐다. F1 머신 등 고성능 차량의 공기 흡입구가 연상되는 형상으로 아르카나의 성향을 보여준다.
또 사이드 엠블리셔, 뒷면 장식 등에 황금색이 포인트로 적용돼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이어 아르카나의 내부도 전용 디자인 요소들 덕분에 차급을 잊게 만든다. 손에 닿는 곳곳엔 차급과 맞지 않는 소재가 눈에 띄었다.
승차감처럼 부드러웠고, 푹신한 촉감도 일품이었다. 덕분에 탑승자는 아르카나의 가격을 쉽게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우려가 많았던 9.3인치 세로형 내비게이션도 사용하기 편했다. 무선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만큼, 운전자의 편의성은 극대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