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포르쉐가 2023년 911 GT3 R을 공개했습니다. 내구레이스의 GT3 클래스는 압도적인 자본력과 실력을 두루 갖춘 커스터머 레이서들의 영역으로, 럭셔리카 브랜드들의 실고객들이 넘치는 곳입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멀어 보이지만 프리미엄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여기를 공략하는 것도 이런 특성 때문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8월 2일, 페라리도 2023년 데이토나 24시 내구레이스에서 데뷔할 296 GT3 차종을 공개했습니다. 이 차의 소식은 488 GT3의 유산을 물려받은 페라리의 새로운 GT 레이스카로서, 실질 고객들의 확실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데이토나에서 데뷔할
296 기반 익스트림 스포츠카
페라리 측은 1949년 V6 엔진인 166MM이 르망 24시에서 승리했던 194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 우승의 전통을 이어 가기 위해 296 GT3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질적인 V6 페라리의 트랙 복귀 선언과도 같은 메시지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GT3의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주행 중 모든 단계에서의 차량 관리와 엔진 아키텍처까지도 새로이 접근했다는 것이 페라리의 설명입니다.
엔진은 뱅크각 120°, 동일한 간격으로 점화하는 2,996cc V6 트윈터보 엔진인 F163CE입니다. 엔진 내경 88㎜, 스트로크는 82㎜이며 최고 출력 600hp(608ps, 7,250rpm), 최대 토크 72.3kg·m를 발휘합니다. 공도용 모델인 296 GTB에 비해 엔진 위치를 좀 더 앞쪽으로 당기고 아래쪽으로 내렸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무게 중심을 중앙 가운데로 놓기 위함입니다. 이를 통해 이전 GT3 영역에서 활약한 488 GT3 대비 비틀림 강성은 10% 향상됐습니다.
기어박스는 296 GT3 전용의 별도 개발된 횡방향 시퀀셜 싱글 디스크 클러치 방식의 6단입니다. 기어 변속이 전자식으로 작동되는 동안, 클러치도 풋 페달을 전자식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 스티어링 제어를 보다 유리하게 했습니다. 또한 교류 발전기를 기어박스에 장착해 파워트레인 전체가 콤팩트해지는 효과를 구현했습니다.
길어진 휠베이스
최적의 공력 성능을 위한 전략적 설계
실제 레이스 영역에서 에어로다이내믹은 공도 주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을 미칩니다. 페라리 엔지니어들은 핸들링 및 주행성 개선을 목표로 지상고 민감도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심플한 형태를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488 GT3 기준으로 보면 다운 포스가 20% 이상 향상됐습니다. 실제 이 프로젝트의 콘셉트는 2020년에 등장했는데, 여기에는 최초의 CFD(전산유체역학) 시뮬레이션과 시뮬레이터 모델이 투입되었습니다. 양산차 개발에나 쓰이는 풍동 테스트까지 동원됐다고 합니다.
또한 296 GT3의 휠베이스는 규정 한계 내에서 296 GTB보다 길어진 2,660㎜입니다. 알루미늄 섀시를 적용해 무게를 한층 가볍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고속 코너링 시에도 우수한 안정성을 발휘함은 물론, 내구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타이어 마모도도 크게 줄였습니다.
서스펜션은 완전히 새로 설계됐습니다. 프론트와 리어 모두 더블 위시본 및 수직 스트럿과 5방향 조절식 댐퍼가 적용됐지만, 이 구조만으로 296 GT3의 섀시 동역학적 특성을 모두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죠. 특히 이런 차들은 공장에서 출고되는 순간 완성되는 차라기보다는, 차량을 운용하는 팀에서 설정하기 좋게 만들어 주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296 GT3의 섀시 및 서스펜션은 각 팀이 자신들의 목표와 주행 전략에 맞게 설정값을 정밀 세팅할 수 있도록, 설정 범위를 광범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프리레이스(pre-race) 운영에서의 용이성을 말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