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의 재해석 뉴 미니 쿠퍼 S 3-도어
근본의 재해석 뉴 미니 쿠퍼 S 3-도어
달려봐야 보이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10년 만에 4세대로 진화한 미니 쿠퍼 3-도어를 만났다.
국내에 처음 들어온 모델은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은 ‘S’ 버전.
얼굴과 실루엣은 익숙한 형태로 유지하되, 실내 소재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확 갈아엎어 신선함을 더했다.
미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도 한가득 챙겼다.
세상에 처음 등장한 미니는 1959년 모리스 미니-마이너.
흔히 ‘오리지널 미니’ 또는 ‘로버 미니’라고 부르는 모델의 조상이다. 배경은 제2차 중동전쟁으로 인한 석유 공급난.
알렉 이시고니스의 지휘 아래 성인 네 명과 짐을 실을 수 있는 합리적인 소형차가 탄생했다.
길이는 고작 3,054㎜. 경제성을 위해 설계한 구조는 운전까지 재미있었고, 2000년까지 538만7,862대를 생산한 원동력이 됐다.
지금의 세대 구분은 2001년 BMW가 만든 뉴 미니부터 시작한다.
안전과 실용성 등을 고려해 덩치를 확 키우고 배기량도 늘렸다. 고성능 버전 JCW의 혈통은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때의 디자인적 특징을 2세대와 3세대까지 최대한 살렸다.
다만 덩치는 조금씩 부풀었고, 승차감은 대중성과 타협했다. 미니의 본질을 지키며 명맥을 잇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신형 컨트리맨의 파격 변신에 놀랐다면, 4세대 쿠퍼의 얼굴로 마음을 가라앉혀보자.
눈꺼풀을 더한 원형 헤드램프와 이를 완전히 감싸는 보닛, 대형 프레임 안에 자리한 라디에이터 그릴 등 미니의 상징과도 같은 특징들을 대부분 이어받았다.
심지어 덩치도 구형과 비슷하다.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3,875×1,745×1,450㎜. 너비와 높이만 소폭 키웠으며, 휠베이스는 2,495㎜로 이전과 똑같다.
대신 장식적인 요소들을 덜어냈다.
보닛 위 공기 흡입구 장식과 범퍼 양쪽 에어 덕트를 빼고, 범퍼도 한층 온순하게 다듬었다.
6각형→8각형으로 바꾼 그릴 테두리는 두께를 얇게 빚어 미니멀리즘을 강조했다.
앞바퀴 펜더에 자리했던 사이드 리피터와 트림 배지도 뗐다. 덕분에 신형 미니를 대각선 방향에서 보면 차체의 매끈한 굴곡이 구형보다 훨씬 도드라진다.
실내는 1959년 오리지널 미니 인테리어의 환생이다.
당시엔 계기판이 운전대 뒤에 없었고, 대시보드 중심에 덩그러니 있었다.
그 아래에 키 박스와 초크 레버, 토글 스위치 등을 배치했다.
4세대 쿠퍼 및 3세대 컨트리맨의 실내 구성과 똑같다.
65년이 흐른 지금 원형 계기판은 직경 240㎜ OLED 디스플레이로, 키 박스는 전자식 기어레버를 포함한 ‘토글 바’로 거듭났다.
전통적인 계기판이 없지만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
기본 사양인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속도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크고 선명하게 띄운다.
나머지 기능은 삼성이 만든 얇은 원형 모니터에 몰아넣었다.
새로운 OS 9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바탕으로 순정 T맵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연결, 영상 스트리밍, 서드파티 앱 등을 제공한다. 화질은 최근 경험한 자동차 중 1등이다.
다만 너무 많은 정보들이 한 번에 나올 땐 화면이 복잡하게 보이기도 한다.
신형 쿠퍼 3-도어 라인업 중 국내에 가장 먼저 상륙한 모델은 S다.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m를 낸다.
배기량은 그대론데 출력은 12마력, 토크는 2.1㎏·m 늘었다.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6.6초. 최고속도는 시속 242㎞다.
변속기는 빠릿빠릿한 7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를 매치했다.
참고로 쿠퍼 S를 시작으로 10월에는 156마력 3기통 가솔린 모델 쿠퍼 C가, 하반기 내로 전기차 버전이 들어올 예정이다.
이번 시승 코스는 서울 삼성역에서 중미산을 거쳐 가평의 한 식당에 도착하는 약 100㎞ 구간이었다.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와 국도, 산속 굽잇길까지 달리며 신형 쿠퍼 S 3-도어의 다양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새빨간 칠리 레드 색상 시승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진짜 키를 꽂아 돌리는 듯한 손동작과 함께 컬러만큼이나 매콤한 배기음이 넘어온다.